맥주 블라인드 테스트 약간 진지한

L모 선배가 술이 땡긴다 하길래, 기숙사 들어간 후배 C모군을 불러다가 병맥주집에 갔습니다.
(ICPC예선 당일 밤이었습니다)

1차전:
먹고싶은것 한병씩 집어먹고는 "벡스하고 하이트를 구분할 수 있다 / 없다" 부터 시작해서 맥주 블라인드 테스트 내기에 들어갔습니다.
우선은 제가 "칭따오는 탄산맛이 좀 약하니까 나는 칭따오하고 하이트를 구분할 수 있다!" 라고 클레임하고,
두명(출제위원)이 맥주 두종류를 컵 4개에 나누어 담는 동안에 저는 잠깐 나갔다 들어왔습니다.

맛으로 구분하기는 조금 힘들것 같아서 일단 향을 맡아봤습니다. 왼쪽에서 두번째 컵에 담긴 맥주가 향이 좀 약한것 같길래...
"조금 향이 약한데..." 하니까 다들 "과연..." / "글쎄..." 하더군요.

이제 오른쪽에 있는 컵부터 맛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오른쪽 첫번째와 두번째는 서로 다른 맥주인데, 탄산때문에 혀가 마비됐는지 그 다음으로 맛본 왼쪽 두개는 구분을 못하겠더랍니다. 한 1분 쉬었다가 다시 해보려고 했는데 이번에는 김빠진 맛이나서 이걸 어쩌나 고민하다가...

"오른쪽 첫번째 칭따오 나머지 하이트!" 라고 콜했는데...

아까 향이 옅다고 했었던 왼쪽 두번째 컵도 칭따오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벌칙으로 문제내고 남은 하이트를 원샷하고 출제위원들의 후기를 들어보니, '아까 향이 옅다고 할때 깜짝놀랐다.' 라고 하더군요.
끝까지 코를 믿었어야 했던 겁니다... (꺼이꺼이)


2차전:
그 다음으로 L모선배가 스타우트하고 네그라 모델로에 도전했습니다. 역시 화장실로 보내고, C모후배님과 문제를 내는데...
스타우트 색이 너무 짙어서 한눈에 구분이 됩니다. 두둥!

그래서, 이건 별수없다... 라는 생각에 컵 4개에 전부 다 스타우트를 따라서 문제를 주니...
설마 4개다 스타우트라고는 생각을 못했는지,

"3개는 스타우트, 1게는 다른거!"

(땡)

분명히 하나는 맛이 달랐는데... 라고 갸우뚱갸우뚱 하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컵을 바꾸지 않고 계속 했기 때문에 맛이 섞였을지도 모른다. 라고 결론이 났습니다.


3차전:
이번에는 처음 문제가 되었던 "벡스와 하이트를 구분할 수 있다 / 없다" 에 C모군이 도전합니다.
당연하지만 막내의 병샷을 위해 선후배가 한마음이 되어 모든 잔에 같은 맥주를 담았습니다. '자~ 모르겠지? 원샷~'

이것으로 맥주 블라인드 테스트 경시대회(?) 첫날 경기가 끝났습니다. 맥주병을 테이블 바닥이 좀 잘 안보일 정도로 덮었는데도 6만원밖에 안나오다니 대전은 참 좋은 동네입니다(?)



4차전:
일주일 후, 포항에서 놀러온 B모박사님을 모시고 저녁을 먹다가 블라인드 테스트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B모 박사님은 "내가 좋아하는 아사히하고 하이트를 구분할 수 있어" 라고 클레임하고 같은 가게로 쳐들어갔습니다.
L모선배는 '나는 지난번에 왔을때 카스하고 하이트도 구분했다니까?' 라고 하길래 다들 '에이~ 거짓말~' 하고 있는데,

가게 사모님 曰, "진짜에요, 나도 깜짝놀랐다니까요!"

인증샷(?) 겸해서 다시 L모선배가 아사이-하이트였나 하이트맥스-하이트에 도전했습니다. (가장 중요한건데 기억이 가물가물)
우리가 보는 앞에서 한방에 성공하고, 사모님이 경품으로 내건 칼스버그 전용컵 (당연히 비매품) 을 타갔답니다.
선배 曰, 담배를 피우면 혀의 감각이 리셋되니까 확실히 구분이 된다고.


저는 이때 코로나하고 썬 맥주에 한번 도전해봤다가 틀렸습니다. 처음 병을 따고 향을 맡았을때는 차이가 느껴지는것 같아서 도전해봤는데, 맛을 보기 시작하면 지는것 같습니다. (다들 동감)
아무 맥주든 한 6잔정도를 1분안에 맛만 보고 구분하라고 하면 맛이 아주 다른 맥주 아니면 맞추기 매우 힘들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저런 맥주이야기를 나누다가 합석한 사람들이 내린 결론은
'맥주맛도 구분 못하는 (우리같은 - 누구하나빼고) 천민들은 닥치고 하이트맥스'

였습니다. 사장님 얘기로는 하이트맥스를는 비싸게 팔면 안팔릴것 같아서 그냥 하이트하고 동일가격에 팔고 있다고 하더군요.
호가든도 수입호가든하고 국내제조 호가든이 맛이 틀리다, (국내제조가 맛이 없다) 마케팅을 잘해서 우리나라에서 좀 잘팔리기는 하는데 국내제조측에 맛 개선좀 해보라고 해도 말 안듣는다, 기네스 '드래프트'는 별로 맛이 없다. (돈값을 별로 못한다) 썬(Sun)맥주도 우리나라 카스 하이트처럼 맥시코에서는 코로나와 더불어 많이 팔리는 맥주다. 등등 이런저런 이야기 얻어듣고 왔습니다.


- 하이트맥스나 마셔야겠다고 생각하는 천민 1人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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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wolga 2009/10/20 15:08 # 답글

    재밌게 봤습니다ㅎ 저같은 천민은 하이트 맥스나 마셔야겠군요ㅠ
  • 하로君 2009/10/20 15:09 # 답글

    맥주의 블라인드 테스트는 참으로 재밌지요. =)
    그래도 벡스와 같은 독일계 라거들은 끝맛이 특이해서 확실히 국내산 맥주와는
    구별이 쉬울텐데.. 하이트와 카스는 정말 놀랍군요. - 0-
  • Josh 2009/10/20 17:16 #

    맛으로는 구분 못하고 '목넘김'으로 구분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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