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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전산과(정확히 말하자면 전자전산학과 전산학전공이지만) 에는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제해결기법(Problem Solving)이라는 과목이 있습니다. 줄여서 PS라고 부릅니다. 이 과목은 학부 알고리즘 과목을 수강하지 않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제들을 전산학의 측면에서 생각해보고,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표현하는 능력을 배양하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이 과목은 매년 가을에만 개설되고, 선수과목(prerequisites)은 없지만, 자료구조론이나 이산구조론을 듣고 오면 도움이 됩니다. 수강자격에는 제약이 있는데, 알고리즘과목을 수강한 학생은 이 과목을 수강할 수 없고, 재수강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수강하지 않으면 졸업이 안되는 필수과목은 아니지만, 예전에는 대학원 갈 사람은 반드시 수강해야 하고, 성적이 잘 안나오면 대학원 들어가기 힘든 과목이었다고 합니다... 수강생이 많을때는 30명 1class로 해서 교수님 두분이 강의하기도 했던 과목이지만, 최근에는 그리 수강생이 많지 않아서 좌경룡교수님(제 지도교수님이십니다) 한분이 강의하고계십니다. 어디서 본 이름이죠? ACM-ICPC 서울대회 대회감독님이십니다. (제 지도교수님이시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과목은 ICPC교 전도 ICPC홍보 목적으로(...) 인터넷 예선이나 각종 프로그래밍 대회 참가자에 약간의 추가점수(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무시할 수 없을만큼)를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 지역대회가 끝난 뒤, 뒷담화를 가장 먼저 들을 수 있는 정보창구가 되기도 합니다. 이 과목은 매주 화요일에만 수업이 있고, 그 대신 1시간 30분이 아닌 2시간~2시간 30분동안 수업이 진행됩니다. 매주 숙제가 나갑니다. 매주 화요일에 새 숙제가 나오고, due date는 숙제가 나간 다음주 목요일입니다. 매주 숙제가 나가는 대신 중간고사/기말고사가 없습니다. 하지만 숙제가 매주 나가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널널한' 과목은 안됩니다. 아마도 전산과 학부 2~3학년 전공과목중 시험이 없는 유일한 과목일 것입니다. 숙제는 조교들이 채점해서 점수를 매기고, 학생들의 답안을 유형별로 나누어 소위 '채점보고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그러면 담당교수님이 수업시간에 채점보고서을 근거로 학생들의 답안을 발표하고, 토론을 유도하고, 마지막에 적절히 코멘트를 하는 것으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사실 학생도 학생이지만 조교도 많이 고생하는 과목입니다. 그래서 다른 과목들보다 조교숫자가 더 많이 배정됩니다. 올해 수강생은 40명 정도였는데, 조교는 전부 여섯명(박사조교1, 석사조교5)을 배정받았습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조교숫자가 더 늘어서 조금 편하게 조교활동이 된 것 같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조교들이 목요일에 숙제를 걷으면 그 숙제 내용이 수업시간에 다루어 지기 전 까지 채점을 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수업 진도에 따라서는 숙제를 걷은 뒤 금/토/일 3일동안에 채점을 끝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채점을 할 때, 문제 풀이 내용뿐만이 아니라 가능하면 학생들 답안을 꼼꼼히 읽어보고 논리전개를 원활히 했는지도 봐 줘야 하는데(...논술첨삭지도도 아니고...) 매년, 올해는 좀 더 꼼꼼히 하자. 라고 생각하지만, 처음 한번만 꼼꼼히 봐주고 결국에는 지쳐서 대충대충 채점하곤 합니다. (절대적이 아닌, 상대적으로 대충대충입니다. 그래도 학생 한명 답안에 5~10분을 꾸준히 투자하고 있습니다) KAIST 원규집이었는지 학사요람이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조교들은 1주일에 10시간을 조교질조교업무에 할애해야 한다고 나와있습니다. 시키면 해야죠. 조교수당도 주는데... 일단, 이 과목에서 쓰는 문제를 몇개 소개하자면, ![]() 와 같은 간단한 matrix문제부터, ![]() 가끔 삘받으면 이런식으로 문제를 각색해서 주기도 합니다(...) 사실, 이 문제를 처음 만들때는 'R모군은 다가올 ACM-ICPC가 걱정이다...' 라고 쓸까도 했는데, 그냥 KAIST신문에 연재되는 만화 'K군'을 차용하기로 했습니다. 최근에는 정보과학이 발전하면서 공부하기가 좋아졌습니다. '구글신', 위키피디아등등... 하지만 문제해결기법 과목 조교에게 있어서 이런 문명의 이기들은 '재앙' 입니다. 문제해결기법 과목에서는 가능한한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는 문제들을 선호합니다. 많은 방법들을 서로 발표하고, 토론하면서 스스로 깨달아가도록 유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새로 만들어 내기 힘듭니다. 그렇다고 새 문제를 계속 만들어 주지 못하면 '족보'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같은 문제들을 계속 쓸수도 없습니다. <문제 2>는 아마 00년도 ICPC? KOI? 문제였을텐데, 올해 내줬더니 바로 wikipedia보고 가져다 쓴 학생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00년도에 본 조교가 풀 때도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풀다보니 그 답안으로 풀어서 내긴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답안들은 너무 번역해서 갖다붙인 티가 나는데 이걸 잡을수도없고 말수도없고... 올해 가장 큰 문제(?)도 인터넷관련 사고입니다. 최근 3년간, 문제해결기법과목은 ICPC 인터넷 예선이나 서울대회에서 출제된 문제중 일부를 학생들에게 숙제로 내 주고있습니다. ICPC문제를 직접 풀고 PC^2로 제출하도록 과제를 내 주었더니알고스팟에서 게제한 Editorial의 로직을 거의 배껴서 제출한 답안이 있더군요. 담당교수님은, ICPC 서울대회 문제의 저작권이 우리 연구실, 혹은 서울대회본부에 있고, 다른 사이트에 게제되는editorial때문에 문제해결기법 과목 수행에 지장이 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알고스팟측에 문제들의 저작권은 우리측에 있으므로 editorial을 쓰는 것은 이에 위배될 수 있다(라고 쓰고 조금 천천히쓰라고 읽어도 될 것 같습니다) 고 고지해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 작은 문제로, 3인 1조로 하는 숙제에 free-rider가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학부 다닐 때에도 3인 팀 프로젝트를 2명이 하고, 나머지 한명은 야식담당을 했던 경험도 있습니다만... 이번 case는 한명이 시간없다고 아예 배를 째고, 나머지 두명이 화가나서 조교한테 메일을 보냈더군요. 그래서 free-rider에게 점수 0점을 주었습니다. 아마 minor grade하나쯤은 깎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KAIST도 최근 불어닥치고 있는 영어강의열풍(KAIST에 불어닥치는게 아니고 KAIST로부터 불어나가는것 같기도 한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내년(2008년)부터는 학부 2학년 과목들은 전부 영어로 강의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과목은, 수업이 토론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영어강의가 되면 "학생"들이 영어로 발표하고 토론해야 합니다. 가히, 과목 존폐위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좌경룡교수님은 이 과목을 내년에 3학년 과목으로 바꿔서 '봄에' 개설하실 예정입니다. (두둥~) 사실 이 과목은 선수과목이 없지만, 자료구조론이나 이산수학을 수강하지 않은 학생들은 듣기 힘든 과목입니다. 당장 조교들도 숙제를 내주거나 채점할 때, 이런 과목들에 대한 기초지식을 갖고 있다고 가정하고 문제를 주니까요. 그래서 아예 3학년 과목으로 개설하고, 이런 과목들을 선수과목으로 지정하고, 좀 더 고차원적인 문제를 다루는 과목으로 바뀌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과목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조금 생각해보면, 해외 몇몇 대학들에서 개설되는 ICPC등 프로그래밍 경시대회 대비를 목표로 하는 과목쪽으로 변화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자면 http://www.cs.duke.edu/courses/cps149s 정도입니다. 사실 좌경룡교수님이나, 좌교수님이 아니더라도 이 과목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다른 몇몇 교수님들은 평양과기대 쪽에도 관여하고 계신것 같아 보이니, 어쩌면 이 과목이 평양과기대에서 강의될 수 있는게 아닌가 하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설마 조교들도 남쪽에서 데리고가는건 아니겠죠...?) 대장조교할만한 사람들은 본 조교를 제외하고는 다들 '열외' 연차거나, 외국인학생이어서, 08년에도 조교일을 피해갈수 없을 듯 합니다. 이제는 ICPC 대장staff도 할 때 되지 않았니?' 라고 위에서 압박이 들어오는데... (사실 올해 꼼짝없이 ICPC chief staff도 해야되는줄 알았는데, 4주훈련 시기가 어중간하게 끼는 바람에 해방된 것 같기도 합니다) 봄에 개설하면, 매년 가을에 찾아오던 ICPC+PS의 이중부담은 조금 덜어질 것으로 보입니다만... 이렇게 박사 3년차가 되는 내년에도 조교질의 압박을 피할 수 없을 듯 합니다. 그나마 박사 3년차 조교수당은 2년차보다 조금 많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겠습니다. T.A. must go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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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등록된 덧글
이런 글 찾아 읽기보다는..
by Josh at 06/03 효율성은 좀 떨어지더라.. by JM at 05/26 어디서 찾아보니 난이도 H.. by Josh at 05/08 술먹고 연못에 빠진 얘기.. by Josh at 05/08 "이 동네는 주변에 지나.. by 다솜 at 05/08 이글루 링크
e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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